산학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학의 핵심기능은 연구와 교육이다. 연구결과가 실제 적용되어야 할 곳은 바로 산업현장이고 교육을 통해 배출한 인력이 일할 주요무대 또한 산업현장이다. 공급자로서 대학과 수요자로서의 산업계, 이 둘은 필수적인 불가분의 협력관계에 있는 것이다.
대학과 산업계가 Win-Win할 수 있는 협력분야와 방법도 실로 다양하다. 우선 대학의 연구능력과 산업계의 기술필요를 결합한 산학공동연구이다. 수많은 연구로 축적된 대학의 연구결과와 대학교수에게 체화된 연구경험과 노하우, 이 소중한 자산을 어떻게 산업계에 이전. 활용토록 할 것인가도 바로 산학협력으로 풀어야 할 매우 중요한 숙제이다. 어떻게 하면 실제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교육해 배출할 것인가 또한 산학협력의 핵심과제이다. 특히 이공계 인력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근 정부와 대학이 적극 추진코자 하는 방학기간을 이용한 산업현장 실습이나 캡스톤 디자인, Co-Op 프로그램 등은 산업계의 참여와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를 잘 알아야 한다. 산학협력 공동연구를 일례로 볼 때 대학 입장에서는 어느 기업에서 무슨 기술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대학에 어떤 연구실이 있고 어떤 교수가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연구결과의 기업 이전활용과 사업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연구결과를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하고 기업 역시 자신이 필요한 기술을 가진 대학과 교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생들의 맞춤형 현장실습 교육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기업, 기업은 대학의 적합한 협력파트너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산학협력을 이루기까지는 극복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적합한 협력 파트너를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설사 협력파트너를 찾았다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문화도 상이하다. 산학협력에 거는 기대가 다르고 서로의 이해가 상충되는 것이 다반사다. 협력파트너를 찾고 산학협력으로 발전시키기까지는 지난한 협의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힘겨운 과정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아직 불비하다. 불행히도 산학협력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 협력당사자인 개인의 인적 네크워크와 역량에 의존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제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여야 한다. 산과 학, 서로에게 필요한 협력파트너를 찾아주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이해의 상충 등 산학협력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의과정에서 조정. 지원. 자문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산학협력을 보다 원할히 추진하기 위해 소위 ‘산과 학을 중매시켜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단위에서 산학협력을 연결하는 일종의 ‘산학협력 중매’ 기관으로 테크노파크를 육성하면 어떨까? 우리나라는 광역지자체마다 테크노파크를 두고 지역 내 중소기업의 기술고도화를 지원하고 기술집약적 기업의 창업 지원과 보육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테크노파크는 지역별 중소기업과 맞닿아 있는 일종의 접점(contact point)이다. 지역 내 소재한 중소기업을 상대적으로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경기테크노파크 경우 매년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하는 기업들이 무려 2000여개 에 달한다. 산업계와 대학 간의 산학협력의 연결고리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제도적으로 활용하면 산학협력을 지금보다 훨씬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정부는 산학협력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LINC; Leaders in Indusry-University Cooperation)을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INC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학의 일방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산업계를 대학과 동일하게 산학협력의 주체로 바라보고 어떻게 대학과의 협력에 끌어들인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LINC 사업으로 기대하는 공동연구도, 기술이전 사업화도, 이공계 대학생들의 현장실습, 캡스톤 디자인, Co-Op 프로그램도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LINC 사업의 핵심요체인 산학협력,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을 연결하는 그 중심에 바로 테크노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산학협력에도 중매가 필요하다. 테크노파크를 산학협력 중매기관으로 활용하자.